비평/opera & musical
각자의 영역에서 확장해오는 시도들 2024년 1월 27일(토)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크로스 콘체르트 프로젝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음악 분야 선정작으로 “클래식과 재즈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제시”한다는 포부를 지닌 공연이다. 작곡가 오예승이 예술감독으로 기획 전반을 이끌었으며,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이 피아노 연주자 및 작곡가로 활약했다. 이외에도 콘트라베이스 전창민, 드럼 신동진, 일렉기타 오진원, 색소폰 신명섭이 재즈 앙상블로 무대 왼쪽에, 바이올린·비올라·첼로로 구성된 8명의 현악 앙상블이 무대 오른쪽에 배치되어 ‘재즈 vs 클래식’의 구도를 만들었다. 재즈 보컬리스트 박지우가 두 곡의 노래를 불렀고, 바이올리니스트 송정민이 독주자로 무대에 섰다. 전반적으로는 ..
무대 위 추도의 시간 - 오페라 '순이삼촌' 그리고 한국 오페라의 어떤 속성에 관한 고민 은 오페라 특유의 힘으로 4·3사건에 대한 기억과 반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작품이다. 제주도를 기점으로 모인 각 분야의 제작진과 무대 위 가수와 연기자,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수천의 관객이 모여 거대한 추도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오페라의 서사는 4·3사건의 주인공을 ‘불특정 다수’에서 ‘특정한 개인’으로 전이시켰고, 개인의 구체적 형상은 소프라노가 부르는 ‘순이삼촌 광란의 아리아’로 실제화되었다. 모든 성취는 이 작품이 제작에서 공연에 이르기까지 수천의 인력을 필요로 하는 ‘오페라’라는 장르였기에 가능했다. 지역의 기억을 외부에 공표하는 도구로서의 오페라 은 제주4·3사건을 다룬 현기영의 동명 중편..
음악으로 경험하는 순교의 길 2021년 11월 20일(토) ~ 2021년 11월 21일(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수많은 관객이 어두운 극장에 앉아 천주교인의 죽음을 숨죽여 바라보는 행위는 극히 제의적이다. 특히 일반적인 서사구조와는 다른 형태로 배열된 최양업 신부의 일대기, 그리고 바르바라를 비롯한 순교자의 박해사를 그린 줄거리는 관객에게 꽤 직접적으로 종교적인 층위의 감동을 준다. 해설자가 등장해 역사적인 배경이나 장면의 전환을 상세히 설명해준다는 점, 계단식 구조물 단 한 개가 장면마다 그 노출면을 달리하며 반복되는 배경이 된다는 점 역시 이 작품을 일반적인 오페라보다는 종교적인 오페라 내지는 오라토리오에 더 가깝게 만든다. 하지만 이 작품이 기존의 오페라와 다른 이유는 서사나 해설자의 존재, 연..
분열된 자아를 가진 동시대인의 초상 2021년 11월 12일(금)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 위에 한 명이 등장해 극을 이끌어가는 ‘모노드라마’는 음악이나 시, 연극 등이 다채롭게 융합된 무대예술 안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런 유형의 작품 중 유명한 것으로 1930년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초연된 장 콕토(Jean Cocteau)의 연극 (La Voix Humaine)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한 여자가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에게 전화를 거는 내용으로, 신경질적이고도 복잡한 주인공의 마음이 그리움과 분노, 그리고 체념을 넘나들며 격렬하게 전개된다. 이 모노드라마에 풀랑크(F. Poulenc)가 1958년 음악을 붙인 모노오페라 는 콕토의 원작과 동일하게 진행하되, 단 한 명의 소프라노를 오..
왈츠에 실린 새로운 이야기들 2021년 10월 14일(목) ~ 2021년 10월 16일(토)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레테’는 본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망각(忘却)의 강’을 의미하지만, 김주원(작곡)과 황정은(대본)의 창작오페라 안에서 인간을 돕는 ‘재난 로봇’으로 다시 태어났다. 오페라의 배경은 척박하게 변해버린 먼 미래. 그 안에서 로봇 ‘레테’는 재난과 위기에서 인간을 구해내며 그들과 함께 살아간다. 오페라를 관통하는 ‘로봇’이라는 소재는 최근 각광받는 AI기술 등과 관련이 있으며, 해당 오페라를 제작한 대전 지역의 산업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여러 대학이 연합해 꾸린 오페라 프로덕션의 참신한 성격을 대변한다. 하지만 오페라 ‘레테’는 단지 소재로서의 로봇을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레테..
광주를 모르는 먼 미래의 관객에게, 오페라로 다가가길 바라며 2021년 8월 27일(금) ~ 2021년 8월 28일(토)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오페라 ‘박하사탕’에서 주목할 점은, 오페라라는 매체가 5‧18 광주의 시간을 영화와는 달리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원작과 독특한 관계를 형성하며 다소 난해하게 펼쳐졌던 ‘서사’는 그 전개 방식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음악’의 경우에는 현장의 관객을 충분히 설득시켰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는 큰 비중을 차지했던 합창, 반복되는 모티브, 미묘한 성부 진행, 아리아, 이중창 등의 음악적 장치가 조화롭게 작동해 만들어낸 결과다. 특수한 이야기와 보편적 이야기 사이 오페라는 야유회에 나온 수많은..
대학가곡축제가 보여준 가능성, 그리고 미래를 위해 고민해야 할 과제 2021년 8월 14일(토) ~ 15일(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나이가 지긋한 성악가가 를 부르며 실향의 아픔을 이야기하면, 그의 어린 시절이 간략한 연극으로 뒤따르고 이어 젊은 어머니가 등장해 를 열창한다. 2021년 8월 14-15일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진행된 대학가곡축제의 한 장면으로, 가곡이 스토리와 상황에 맞추어 노래되는 모습이다. 예술의전당은 성악과 재학생으로 이뤄진 지원자들에게 150선의 가곡 목록을 제공했고, 학생들은 여기에서 3-4곡 가량을 선별해 연기와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15분의 무대를 만들었다. 그렇게 일반적인 가곡 콘서트와는 다른, 연극적인 요소와 캐릭터가 존재하는 세미 음악극이 탄생했다. 무대 뒤편에는 스..
사랑의 이야기로 풀어낸 연가곡들 2021년 7월 24일 롯데콘서트홀 노래 가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이 많고, 무대 위의 성악가들은 배역에 맞는 상황을 연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대 예술이 갖는 비현실적이고도 퍼포먼스적인 본질 때문이다. 하지만 몇몇 음악회는 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가사 속 ‘사랑을 노래함’이 단지 글귀에 머물지 않고 ‘현실의 사랑’을 투영한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던 소프라노 홍혜란, 테너 최원휘 그리고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음악회가 그랬다. 홍혜란은 여성의 입장에서 남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를, 테너 최원휘는 남성의 입장에서 열렬히 사랑을 고백하는 를 불렀다. 이 둘은 부부로, 이들과 좋은 인연을 맺어온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음악회의 반주를 맡았다. 1부에서는 슈만..
음악, 소리, 대사가 어우러진 감각의 전이 2021년 6월 22일(화) ~ 2021년 7월 4일(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이야기는 간단하다. 아내가 죽은 후 홀로 딸을 키워 온 작곡가이자 사제 시미언. 그가 딸을 집에서 내쫒는다. 그에게는 죽은 아내의 추억을 곱씹는 ‘정원’이 가장 중요하며, 그걸 계속 정성스레 가꾸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등장인물은 내레이터를 포함해 총 세 뿐. 주목할 것은 이 작품이 키냐르(P. Quignard)의 원작 동명소설처럼 극 전체를 소리와 음악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키냐르는 글자를 이용해 소설 뿐 아니라 음악을 쓸 수도, 언어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글자를 사용하는 매체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감각을 넘어서는 것이다. 키냐르의 아이디어대로라면 ‘..
2021년의 레드북, 또 다시 동시대성을 고민하다 2021년 6월 4일(금) ~ 2021년 8월 22일(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2017년 트라이아웃을 거쳐 2018년 초연된 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창작뮤지컬이다. 특히 이 작품은 성녀와 창녀로 이분화된 전형적인 캐릭터에 신물을 느꼈던 이들에게 신선한 여주인공을 제시했으며, 문화예술계의 미투운동이 한참 불거져 나오던 시기에 관객을 만남으로써 당대의 여성담론을 시기적절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분위기 안에서 은 매끄러운 극작 및 음악과 함께 호평을 받았다. 이제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2021년이 되었다. 연극·뮤지컬 분야에서 여성 원톱 작품은 더 이상 놀라운 것이 아니며, 여성 배역으로만 구성된 작품도 여럿 눈에 띈다..
‘오페라’라는 표지 아래에서 시도된 장르적 실험 2021년 5월 13일(목) ~ 2021년 5월 16일(일) 국립극장 달오름 국립오페라단이 초연한 는 ‘서정오페라’라는 수식과 함께 일반적인 오페라와는 다른 외양을 갖는다. 브람스(J. Brahms), 슈만(R. Schumann), 클라라(C. Schumann)라는 세 명의 인물과 발레리나들 그리고 대규모 합창단이 등장하며, 익히 알고 있는 브람스의 사랑이야기를 지극히 추상적인 필치로 그린다. 작품 안에 포함된 총 20곡 중 18곡은 브람스, 슈만, 클라라가 기존에 작곡한 곡을 가져와 활용하며, 극 중 모든 가사는 독일어로 불린다. 이런 독특한 형식 안에서 감지되는 두 가지 특이성은, 첫째 이 작품이 음악적 측면에 있어 연속성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는 점,..
이국적인 음악으로 빚어낸 열 명의 여성 2021년 1월 22일(금) ~ 2021년 3월 14일(일) 정동극장 1930년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 남편이 죽어 집안의 최고 권력자가 된 안주인 베르나르다 알바는 다섯 딸을 앞에 두고 자신의 말에 복종하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딸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하녀들 그리고 정신이 온전치 않은 할머니는 이 체제의 불완전성을 계속해서 상기시킨다. 이런 구도 안에서 어머니 알바의 강압은 신(神)의 섭리로, 이에 저항하는 딸들의 행동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은유한다고 해석되며(윤용욱, 2010), 여성이 풀어내는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최근의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독해되기도 한다. 다만 이런 접근들은 뮤지컬이 기반하는 로르카(F. Lorca)의 원작을 중심으로 하기에, ..
경성의 살롱으로 관객을 초대하는 이머시브 뮤지컬의 가능성 2020년 12월 4일(금) 문화역서울284 RTO ‘문화역서울284’의 역사성과 결합한 공연 1900년에 생긴 ‘남대문 정차장’이 1925년 ‘경성역’으로, 그리고 다시 2004년 ‘서울역’으로, 무려 백여 년간 많은 이들이 북적대던 장소는 이제 ‘문화역서울284’라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이 되었다. 따라서 경성을 배경으로 삼아 1930년대 유행했던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극 이 ‘문화역서을284’에서 공연됐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2020 창작유통지원 기획공모: 플랫폼 284 RTO”의 일환으로 작업된 타 공연과 이 음악극을 근본적으로 구분 짓는다. 이날 문화역서울284의 회색빛 벽면에는 알록달록한 조명이 설치되었고, 몇 개의 소품과 테이블이 놓..
여전히 또다시, 이야기의 주체와 기억에 관한 고민 2020년 10월 9일(금) ~ 2020년 11월 8일(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추상적인 무대연출과 결합한 시민의 대열 이 극은 5·18 광주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무대 한편에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설치해 시체의 화장장소를 나타내고, 두 대의 방패가 전면에 등장해 대치중인 상황을 암시하는 식이다. 극의 최종부에 이르러 무대 중앙에 석상처럼 우뚝 선 채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정화인, 그리고 죽음의 순간 공중으로 떠올라 사라지는 이기백의 모습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기백의 죽음은 광주의 희생자를 사람과 같은 크기의 오브제로 구현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추상적인 상(像)들이 몇몇 장면에 이르러서 일종의 제의..
반복되는 노래 안의 변화하는 화음들 2020년 6월 30일(화) ~ 2020년 9월 13일(일) 예스24스테이지 1관 로봇의 음악적 재현 주인에게 버림받은 낡은 로봇이 모여 사는 아파트. 이곳에서 혼자 생활하는 올리버가 를 부르며 등장한다. “아침뉴스!”라는 외침과 함께 8분 음표로 구성된 모티브가 종종거리듯 움직이면, 올리버가 소리에 맞춰 기지개를 켠다. D♭음을 중심에 두고 맴도는 이 소리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평온함을 느끼는 올리버의 성향을 적절히 묘사한다. 또한 이 음악은 서로 다른 호흡을 갖는 악구를 반복시키고 또 불규칙하게 이어 붙임으로써 올리버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서 있는지, 올리버가 이 아파트에 들어오고 나서 대체 얼마나 많은 계절이 흘렀는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영원히 반복되는 시..
여성의 목소리로 수행되는 광란의 제의와 유토피아 2020년 4월 2일(목) ~ 2020년 6월 21일(일)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 광란의 제의 특정 장르의 락 안에서 여성의 목소리란 보통 무대 아래에서 ‘돌고래 비명’을 지르는 맹목적인 팬의 함성으로 상상되어 왔다. 따라서 뮤지컬 리지가 그간 남성의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던 펑크와 하드코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네 명의 여성 보컬리스트를 주인공으로 삼아 감정의 격랑을 담아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하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의 목소리가 이런 장르를 관통할 때, 그 특유의 발화(發話) 방식이 지극히 생경하고도 강렬하게 가시화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리지가 “난 여길 떠나야 해!”라는 외침과 함께 를 부를 때에야 비로소, 하드코어 메탈이란 장르가 화자의 끓어..
회색지대에서 피어난 동화 같은 음악, 그 힘과 치유력 2019년 11월 16일(토) ~ 2020년 3월 1일(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비극 한 가운데에서 시작하기 때는 6·25 직후. 남한군 영범과 석구는 북한군 포로인 창섭과 주화, 동현, 순호를 배로 이송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러던 중 풍랑과 함께 배 안에서는 반란이 일어나고 설상가상으로 무인도에 우연히 정박하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제 남한군이 북한군의 포로가 된 상황. 비인간적인 북한군 창섭이 지휘하는 섬은 무자비한 명령과 함께 어둡고 비극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렇게, 적어도 극의 초반까지는, 이 작품 안에서도 이제껏 숱하게 봐왔던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의 기시감이 있다. 다른 점이 하나있다면, 이 극은 이미 극의 초반에 전쟁의 살..
사색적인 죽음을 통해 본 소극장 오페라의 가능성 2020년 2월 5일(수) ~ 8일(토)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유형화된 인물에서 보편적인 이야기로 오페라가 시작되면 한국근현대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들, 특히 ‘65년생 김부장’으로 대변되는 인물과 그를 둘러싼 가족이 등장한다. 조건에 맞춰 남들처럼 결혼을 하고, 직장 상사에게 아부하며, 한강이 보이는 대형 평수 아파트를 구입한 남자. 그는 회사일에 바빠 가정을 돌보지 않았으며, 자식은 아버지를 피하고, 아내는 그를 돈 버는 기계로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급작스럽게 죽음 앞에 서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오페라의 ‘김부장’이 톨스토이의 소설에 등장하는 ‘이반 일리치’를 각색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원작 속 일리치도 아내 및 자식과 함께 성공가도를 달..
음악으로 구분하고 써 내려간 예인들 2019년 12월 6일(금) ~ 2019년 12월 29일(일) 서울돈화문국악당 복합양식의 음악과 단일양식의 음악 ‘이슬’을 형상화한 피아노 선율이 등장하고, 대금 그리고 재즈풍 베이스가 섞여 나오며 막이 오른다. 이처럼 다양한 기원을 가진 소리를 한꺼번에 듣는 경험은, 음악극 의 음악적 정체성을 짐작게 한다. 이런 음악은 판소리·뮤지컬·국악·서양음악·재즈 등 다양한 장르들이 각자의 현대적 형태로 우리의 눈앞에 실재한다고 믿게 해주며, 극이 끝난 후 흥얼거릴 수 있는 말끔한 선율을 제공한다. 국악에서 기원한 창극을 뮤지컬의 흐름에 융합시키는 것도, 극에 등장하는 다양한 양식의 노래를 앞뒤로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도 이런 ‘복합양식’ 음악의 힘이다. 한편 극 안에는 양식적으..
음악을 통한 봉합 2019년 9월 6일(금) ~ 2019년 11월 10일(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독립적인 구성요소 콜라보프로젝트 1. 은 무용·연극·음악 등의 다양한 창작진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원작과는 전혀 다른 줄거리를 갖는다. 유능한 미술기획자 오스카, 그리고 예술가 유진과 제이드가 주인공으로서, 오스카는 제이드를 ‘도리안’으로 명명하며 천재 예술가로 마케팅한다. 하지만 제이드는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정신병으로 파멸한다. 특히 이 작품은 ‘콜라보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붙이고 있는 만큼, 일반적인 뮤지컬이나 연극 혹은 오페라와는 전혀 다른 외형을 하고 있다. 작품 안에는 무용·사진·인터뷰·음악 등이 독특한 방식으로 혼재하며, 각각의 구성요소가 독립적이다. 이를테면 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