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글래스(Philip Glass) 작품의 멀티미디어적 분석

2014. 2. 15. 03:23

영화 코야니스카치(Koyaanisqatsi, 1982)를 중심으로

 

필립 글래스(Philip Morris Glass, 1937~)는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이다. 그는 미니멀리즘 작곡가로 유명하며 오페라, 영화, 연극음악, 무용음악 등으로 대표되는 멀티미디어 음악 작품들을 많이 작곡했다. ‘멀티미디어 음악’에 대한 글래스의 폭넓은 관심은, 그의 음악을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멀티미디어 작품들은 이미지, 내러티브, 연기 등의 음악 외적 요소가 음악과 결합한 총체로 관객에게 전달되며, 멀티미디어 안의 음악은 다양한 구성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논문은 실험영화 코야니스카치(Koyaanisqatsi, 1982)의 멀티미디어적 분석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글래스의 음악이 ‘영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밝힌다. 이는 기존에 축적된 글래스 음악에 대한 연구들이 멀티미디어라는 환경 안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먼저 본 논문에서 관찰한 영화 속 글래스 음악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영상과 결합해 있다. 

첫째, 사운드 트랙 속의 ‘음형 반복’은 영화 속 기하학적 이미지와 만나 음악의 ‘시청각화’를 초래한다. 이는 글래스 음악 특유의 반복적인 음악요소(음형과 연타음 등)가 가지고 있는 회화적 인상이 영상 속 이미지의 ‘패턴’과 쉽게 병치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퀀스 ‘리소스’에 등장하는 강의 풍경이나 시퀀스 ‘그리드’에 등장하는 ‘밤거리’의 모습은 음악과 영상이 통합된 ‘시청각’ 형태의 정보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둘째, 사운드 트랙의 ‘화성진행 반복’이나 ‘음악적 단락’의 반복은 영화 안에서 거대한 오스티나토처럼 작용하며, 이에 결합하는 영상을 마치 ‘선율’처럼 견인한다. 이 경우, 음악과 영상은 서로 다른 변인으로 분리된 채 인식된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반복하는 음악의 오스티나토 위에 ‘영상선율’이 진행하는 것을 수월하게 인지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두 번째 결합방식은 음악과 영상이 통합적인 시간적 긴장감을 성취하는 것으로도 확장된다. 예를 들어 영화는 음악진행의 긴장감이 떨어질 무렵 영상요소들(화면전환, 화면 틀의 움직임, 화면조작 등)을 추가함으로써 긴장감이 유지한다. ‘그리드’ 시퀀스가 20분가량의 시간을 거쳐 클라이맥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음악과 영상이 서로 다른 변인으로 작용하여 긴장감을 만들기 때문이다. 

셋째, 반-폴리포니적 짜임새 또는 선율선이 부재하고 아르페지오 음형과 다층적인 성부의 겹침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글래스 음악의 짜임새는 하나의 스크린을 갖는 영상매체와의 결합을 원활하게 한다. 사운드 트랙 속 음악의 짜임새가 음향 전면에 일정하게 뻗어 나가는 펄스를 생성하며, 이는 영상의 1방향적인 시간과 결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야니스카치 대부분의 시퀀스들은 시간에 따른 음악의 각 ‘지점’들이 영상의 ‘지점’들과 1대 1로 결합한다. 마치 음악에 맞추어 영상이 춤을 추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 논문은 위의 영상결합방식을 바탕으로 영화의 한 시퀀스를 복합적으로 분석한다. 분석에 사용되는 시퀀스 ‘그리드’는 음악과 영상의 상호작용이 최고조에 달한 부분으로, 영화 전체의 클라이맥스를 형성한다.

 

2014.02.21. "필립 글래스(Philip Glass) 작품의 멀티미디어적 분석 : 영화 코야니스카치(Koyaanisqatsi, 1982)를 중심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석사학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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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야니스카치 중 한 장면